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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Dec 도메인(성장환경)과 연대의 힘

 

 

강우태 대표는 천연페인트를 이용한 공간예술 사업을 하는 지인이다.  그가 20년 전에 “발도르프” 교육을 받으러 독일에 갔다고 한다. 어느 정도 안정된 후에 보이지 않던 공간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사각형 일변도의 우리나라 교실과 다르게 강의실 모양이 모두 달랐다. 벽도 흔한 하얀색이 아니라 파스텔톤의 수채화 색깔이다. 머리위 천정도 평평하지 않고 기울어진 모양이 다양했다. 우리가 “교실”하면 떠올리는 일직선의 기다란 복도와 통한 직사각형 교실, 한쪽 면 전체가 창문으로 이루어진 성냥곽 공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압축성장을 향한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우리의 교실공간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강대표는 그들의 머릿속이 궁금했다. 

 

다른 성장환경(이하 도메인이라 부르자)을 가진 상대와의 대화가 항상 호감으로 시작되지는 않는다. 대개는 당위성에 관한 논쟁이 시작되고 납득하지 못한 이는 복장이 터진다.  수익성과 효율 우선주의를 뼈속까지 학습한 영리기업의 경영자에게 “환경을 생각하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순환 시키자” 말하는 환경운동가는 불편하다.  한편, 자원을 빠르게 고갈 시키면서 순환불능자원을 양산하는 자본주의 경영활동은 생태경제학자에게 울화통 나는 일이다. 같은 하늘 밑에 사는 사람들간에 철학과 삶을 엮는 방식이 너무 다르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고 건강한 사회의 증표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다른 도메인 배경의 상대편은 거북한 존재이다.

 

2016 Oct 인생성공매뉴얼 - 콘트래리언

 

 

고교시절 아버지가 근무하시던 지방사무소에 놀러갔다가 책상머리에 놓인 아버지의 일기장을 훔쳐 보았다.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절절히 흐르는 글 중에 “피아노"라는 단어에 눈길이 꼿혔다. "온가족이 피아노 둘레에 앉아 홈스위트홈을 노래 부르는 미래를 그리며,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사주고 싶다. 피아노, 피아노, 피아노..." 몇년이 지난 어느날 정말 집에 등치 큰 시커먼 피아노가 들어왔다. 여동생이나 나도 음악재능은 깡통이었고, 피아노소리가 울려퍼지는 아버지의 기대는 며느리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집사람도 마찬가지...공간만 차지하던 피아노는 이사 중에 필요하다는 좋은 곳으로 보내졌다.  사촌이 16명, 형제가 5명인 가난한 대가족의 장손인 아버지에게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지는 스위트홈은 이루고 싶은 꿈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결핍은 창조의 원동력’이라 했다. 부족함을 채우려는 에너지는 남과 다른 시각을 갖게하고, 생경한 시도를 하게 만든다. 그래서, 성공한 사업가들의 스토리에는 한결같이 결핍의 트라우마가 있다.  이들은 본인의 경험에 따라 자신만의 ‘인생성공 매뉴얼’을 만든다. “열심히 노오오력하고, 부지런히 저축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 와 같은...  

 

2016 Sept 빨간약 먹을래? 파란약 먹을래?

 

 

시골의 외할머니가 어린 내게 몽달귀신 이야기를 해주셨다. "히히히~빨간종이 줄까? 파란종이 줄까?"로 끝나는 무서운 귀신 이야기는 한밤중에 뒷간 가는 길을 오금 저리게 만들었다. 빨간종이 파란종이의 모티브는 영화 매트릭스에도 등장한다.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알약을 들이댄다.  “빨간약 먹을래? 파란약 먹을래? 파란약을 먹으면 너는 원래의 자리로 아무일 없었던 듯이 돌아간다. 그러나, 빨간약을 삼키면 감당키 어려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이분법은 동양의 음양론과 유사하다. 해와 달, 낮과 밤, 여름과 겨울, 남과 여, 정신과 몸, 밖과 안, 위와 아래, 불과 물, 딱딱함과 부드러움과 같이 세상을 둘로 나누어 바라보면 훨 이해가 쉬어진다. 우리의 사고체계가 대립된 개념에 익숙하니, 현상을 극명히 대조시켜 설명하는데 이분법적 사고가 효과적이다. 사람에 대한 관점도 예외일 수 없다. 

 

2016 Aug 문제 직원은 없고, 문제 상사만 있습니다

 

 

고속도로 옆 교회 정면에 붙은 커다란 글귀가 눈에 들어 왔다. “문제아는 없고, 문제부모만 있습니다.” 아동 문제가 미성숙 된 부모로 부터 시작된다는 일갈이다. 최진석교수의  EBS대담을 들었다. 자녀를 '교육의 대상'으로만 겁박하여 키우니,  사랑 받은 기억이 전혀 없는 불행한 자녀들을 부모들이 양산한다는 메시지이다. 자녀는 '교육의 대상'이기에 앞서, '사랑의 대상'으로 품어 주어야 행복한 사회가 된다는 그의 외침이 가슴에 남는다.  

 

이러한 양상은 직장에서도 반복된다. 협력보다는 경쟁의 셈법으로 엘리트 코스에서 살아 남은 리더들이 조직의 장이 되면서 발현되는 증상이다. 그들은 행동이 굼뜬 직원을 못참는다.  사내경쟁과 성과관리를 통해 끝임없이 조직 내에 긴장을 조장한다. 그리고, 뒤쳐진 직원들을 가차 없이 내보낼 궁리를 한다.  그들이 성장한 학교처럼, 옆의 동료는 “돌봄과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밟아야 하는 “제거의 대상”이다.  마치 영화 “헝거게임”의 전투장 같은 조직문화를 조장한다. 

 

2016 Jun 전문가를 의심하라

 

 

청중 앞에 서면 항시 3가지 메시지를 남기려 노력한다.  지난달 사회적 기업 창업을 멘토링하는 멘토분들을 대상으로 인사말을 할 기회가 있었다. 강조하고 싶었던 키워드는 “실사구시, 집단지성, 감성관리” 였다.  

 

<첫번째 이야기 - 실사구시> 

방화범이 국보급 문화재를 태워버렸다. 놀란 문화재관리청은 전국에 산재된 국보급 목조건물의 방화를 막기 위한  예산을 급히 배정했다. 할당된 예산으로 침입자를 발견할 적외선 및 동작 센서를 설치하고, 자동으로 불을 끄기 위한 소화장비를 설치하도록 지방 문화재관리청에 지시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니 예산이 부족하다는 볼멘 소리가 야단이다.  동서남북 네 방위에 고감도 센서와 경보장치, 방화시설을 모두 설치하기는 할당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지방만 조용하다.  이상하게 여긴 중앙의 공무원이 전화로 사유를 물었다.  지방 공무원 왈 "한번 내려와서 보세요"  중앙 공무원이 문화재 현장에 도착하여 물었다.  "다른 곳은 예산이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어떠세요?" 지방 공무원이 씩 웃으며 말한다. "마당에 진돗개 두마리 풀었습니다. 밥만 제때에 주면 24시간 잠도 안자고 넘 잘 지켜요"

 

2016 Jan 스타트업 프리젠테이션의 5가지 핫 버튼

 

 

  이제는 유치원 아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탈무드 이야기.  죽어가는 공주를 살려낸 세명의 형제이야기로 말을 시작해 보자. 천리밖 먼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도 짠 볼 수 있는 망원경을 가진 큰아들, 어느 곳이든 휙 날아갈 수 있는 양탄자의 주인 둘째아들, 먹으면 무슨 병이든 고치는 마법사과를 가진 막내아들.  왕은 딸을 누구에게 주어야 할까? 

 

  자신이 가진 유일한 보배를 바친 막내에게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진실한 사랑을 가진 사위감을 가리기 위해 2차 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주에게도 선택권을 주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도 있다.  포고문을 붙이고 약속을 했으니 세형제의 아버지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왕이 벤처 투자가였다면, 누구에게 딸을 주었을까? 적어도 막내아들은 아닐 것 같다. 마법 사과의 가치는 증명했지만, 가치 지속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계의 후배 경영자들에게 투자유치를 위한 피치를 코칭하곤 한다.  수십가지가 넘은 VC(벤처캐피털리스트)의 투자관점 중에서 벤처투자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결정항목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다섯가지로 푼다. 가치가설, 성장가설, 차별적 우위, 팀 역량 그리고 출구전략(Exit Plan)이 그것이다.   

 

2016 Jan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칼

 

 

년초에 써두었던 새해 결심을 년말에 다시 들여다 보았다. “아!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하며 한탄을 했다.  잊지 않으려면 항상 자주 보고, 머리에 각인 시켜야 했다. 또 다른 방법은 다른이들에게 선포하고, 잊으면 상기시켜 주도록 도움을 청하는 일이다.  몇년 전부터 내게 리포팅하는 직원들에게 세가지 약속을 하고 있다.  그것은 “첫째, 절대로 화내지 않겠다.  둘째, 요구되는 목표와 절차를 상세히 설명하겠다. 세째,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 하겠다”이다.  그러고, 직원들에게 내가 한 약속을 저버리는 경우는 정색하고 상기시켜 달라고 요청하곤 한다. 관리자들이 저마다 지향이 다르니 직원을 향한 행동방침 역시 각기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에 대한 절제”는 가장 강조하고 싶으면서도 내게는 여전히 도전적인 화두이다. 

 

모름지기 리더는 자신에게는 엄정하고, 수하에게는 자애로워야 한다는 현인들의 말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사는 기대에 못미치는 부하의 행동에  쉽게 화내게 된다.상사가 자주 화를 내면, 부하들은 거짓말을 하게 되고, 상사와의 소통을 꺼리게 된다. 포지션 파워가 있는 관리자들이 경계할 일이다.  이에 관한 징키스칸의 빌라크(명언)가 있다.  어느날 징키스칸은 이런 말을 했다. “<예순 베이>는 참 훌륭한 용사다. 아무리 오래 싸워도 지치지 않고 피로한 줄 모른다. 그래서 그는 모든 병사들이 자기 같지 않다고 성을 낸다. 그런 사람은 지휘자가 될 수 없다.”  장수는 모름지기 평범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장졸들의 속네를 잘 살피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군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징키스칸의 가르침이다.  비범하긴 하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저잘난 장수는 지휘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부하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니, 큰 전쟁에 나아가 승리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을 내는 이는 상사로서의 자격이 없다.

 

2015 Nov 의미있는 사업계획서의 조건

 

 

바야흐로 사업계획의 시간이 다가왔다. 이때가 되면 기획실은 분주해진다. 스프레드시트와 표준양식을 배포하여 부서별 사업 계획을 받아 모으고, 예산에 대한 배분을 논의한다. 전통적인 사업계획은 확실성하의 계획과정을 따른다. 확실성하의 계획작업은 미래의 환경이 과거와 같은 연장선이라는 가정이 숨어 있다. 입력이 예전과 같으니, 출력도 예전과 비슷한 결과로 얻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좀 모자라는 경영자의 행태도 이와 같다. 사업계획의 말미에 여러가정을 전제로 한 추정재무제표를 붙이도록 요구한다. 대개의 사업계획서는 장미빛 미래이다. 5년안에 시장 점유율이 최소 몇십%에 이를 것이고, 매출 역시 몇십배 성장이 예측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단의 그룹은 사업계획 무용론을 외친다. 대개는 스타트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특히 기술창업 기업은 세상에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 한다. 그러하니, 고객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무슨 추정재무제표가 필요한가 반문한다. 스타트업은 누가 관심을 보이는가, 그리고 누가 기꺼이 지갑을 여는 잠재고객인지를 찾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단 한명의 고객이 눈물나게 고맙고, 이들의 입소문을 기대한다. 고객 반응을 살펴 지속적으로 상품의 컨셉을 바꾸며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한다. 그래서 플랜 A, B, C, D...로 비즈니스 모델은 조삼모사로 거듭 바뀐다. 그러니 1년 사업계획은 의미없는 일이다. 그러나, 시장검증을 빠르게 해야하는 벤처기업이라도 시장 학습을 위한 계획서는 작성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시점에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회사는 미션(사명), 비전, 가치가 모호해서 도대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이다. 난감하다. 창업자가 오래 전에 만든 선언이라면 손을 대기도 어렵다. 사명-비전-가치가 모호하니 사업계획서도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철학의 세계처럼 사업계획에도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션-비전-가치는 형이상학이다. 사물의 본질 즉 원형이 존재한다고 믿고 이를 논의하는 것은 형이상학이니, 미션-비전-가치에 대한 선언이 이에 해당한다.  

 

2015 Oct 선형적 기업과 전환형 기업

 

 

허파로 호흡할 수 있었던 물고기 ‘이크티오스테가’는 4억년 전 육지에 올랐다. 바다의 천적을 피해서 지느러미를 발로 만들고 뭍에 올라 살아 남았다. 이 사건 때문에 진화론자는 바다생물은 필연적으로 육지동물의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학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화석사료가 새로이 발견되었다.  4천만년 전의 빙하시대에 ‘바실로사우로스’라는 육상 포유동물이 먹이를 찾아 다시 바다로 회귀한 것이다. 이 동물은 열악한 육지를 떠나 다리를 지느러미로 만들고 바다로 회귀하였고 지금 고래의 조상이 되었다. 

 

어처구니 없는 이 사건 때문에 현재의 진화론은 선형적 방향성을 부정한다. 진화는 사전에 계획되고 설계된 방향이 있을 것이라는 과거 일부 학자의 주장이 무력화된 것이다.  생물의 세계에는 오로지 냉혹한 환경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환(pivoting)만 있다. 지구상의 동물들은 이렇게 급작스럽게 발생한 파괴적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진화하여 살아남았다.  생물의 진화는 예정된 방향이 없이 그때 그때 생존을 위한 방향 전환만이 있을 따름이다. 

 

경영세계에서 유명한 “짐 콜린스”는 17년간 4권의 베스트셀러 책을 썼다. 첫번째 책 ‘Build to Last’을 통해 성공기업의 객관적 방법론을, ‘Good to Great’에서는 성공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의 혁신법을 역설했다. 그러나, 곤혹스러운 일이 생겼다. 그가 꼽은 위대한 기업체들이 대부분 망해버린 것이다. 그러자 그는 재빨리 세번째 책 ‘How the Mighty fall’을 통해 위대한 기업도 유의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논리로 응대했다.  

 

2015 Aug 문서독립성의 법칙

 

 

아기가 태어나면 1개월 이내에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이 기간을 지나치면 5만원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출생신고서에는 출생일, 부모, 출생장소 등을 기록해야 한다. 출생신고가 안되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적자'가 된다.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문서도 '적'이 필요하다. 사람이 '무적자'가 되면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하듯이, '무적자'가 된 문서 역시 대접 받지 못한다. 문서의 작성자가 누구인지, 도대체 언제 만들어 졌는지, 파일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대접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문서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문서에 '적'을 주고 하나의 독립된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을 '문서독립성의 법칙(또는 원칙)'이라 이름 붙였다. 후배들에게 문서도 생명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작성에 대한 코치를 할 때 기억하기 좋게 '문서독립성의 법칙'으로 스토리텔링을 했다. 문서 한 장이 홀로 돌아다녀도 자신을 설명할 다음의 4가지가 모두 써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 문서의 성격과 품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 하나만 없어도 문서는 자체의 정체성이 충족되지 않는다.

 

2015 July 박명의 시간

 

 

2009년 9월 1일 광화문 교보빌딩의 한쪽 벽면을 가릴 정도로 커다랗게 걸린 시 한 수가 있었다.  "대추 한알"이라는 시를 지은 작가 장석주는 그 이후 더욱 유명해졌다. 그의 전원주택에 지인 몇명과 같이 놀러간 적이 있다.  금광호수를 내려다보는 전원주택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한담을 하면서, 그에게서 "박명"이라는 단어를 얻었다.  슬금슬금 어두워지는 주위를 바라보면서 우리에게 던진 단어였다.  수주 전에 동료시인의 시평을 하면서, 박명을 소재로 글을 썼다고 했다.  미인박명의 박명이 아니다.  얇을 "박"에 밝을 "명" 자로 이루어진 단어는 "해질녘"과 "새벽녘" 모두를 의미하는 말이다.  영어로는 트와잇라이트(Twilight)이라고 한다.  

 

해가 지평선을 넘어 어둑해지는 저녁 무렵도 박명이고, 어둠 밤을 헤치고 지평선 넘어 옅은 햇빛이 비치기 시작하여 닭이 회치는 새벽도 박명의 시간이라고 했다. 시인은 박명의 시간이 세가지가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시민(Civil) 박명, 항해(Nautical), 천문(Astronomical)박명이 그것이다.  뒤로 갈수록 피아 구별이 더욱 힘들어지는 어두운 시간을 말한다. 시민박명은 지평선 넘어 약 6도 정도까지 해가 숨어 있는 시점의 시간이다.  이러한 시간대에 유목민이 밖에서 활동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다가오는 네발 달린 짐승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별이 안되기 때문이다.  전장에서는 이 시간이 새벽 공격의 시점이 되기도 하고, 곧 싸움을 접어야 할 휴전의 시간이기도 하다.  피아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이라면 꽹과리를 울리고 수비군이 잠이 덜 깨었을 때를 노린 공격의 시점이기도 하고, 저녁 무렵 태양이 넘어가는 시점이라면 공격하는 측이 아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철수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2015 May 사람은 바뀔까? 바뀌지 않을까?

 

 

에피소드 1: 사람에 대한 관점이 다릅니다. 

 

 

첫 직장에 다닐 때의 일이다.  평사원으로 일하다가 8년이 넘어서 관리자가 되었다.  입사할 때만 해도 인사담당 부장은 “4년만 지나면 매니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잘 흘러가지 않았다. 회사의 급격한 성장으로 초기에 입사한 선배들은 수년 만에 매니저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 동료는 두배의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서 기회가 왔다.  일본에서는 20년은 되어야 부장이 되는 이유를 그때에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신임 매니저 교육을 5일간 참석했다. “이제 여러분은 우리회사의 진짜 멤버가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라며 강사가 오프닝을 한다. 들으니 기분이 좋기는 했지만, 그 이야기를 평사원이 엿 들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씁씁했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8년 동안의 직장 생활은 진정한 직원의 삶이 아니었다는 말인가. 부하 직원에 대한 매니저들의 관점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선민의식이 밖으로 뻗칠 때는 칼과 같지 않은가?

 

2015 May 지속가능 관점으로 본 IT전략

 

과학 다큐멘터리를 잘 만드는 영국의 BBC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미래에 태양은 크게 팽창해서 적색거성이 되고 그 열로 지구는 불바다가 된다.  살고자 한다면 지구인은 태양계의 바깥 위성으로 이동해야 하고, 언젠가는 영원히 태양계를 떠나야 한다.’  태양에 의한 인류의 멸망은 우리들의 증손자 세대도 아닌 20억년 후의 까마득한 일이라고 하니 천만 다행이다.  그러나, 영화 ‘인터스텔라’는 인류의 종말을 더욱 앞당겨 예언한다.  영화에서 묘사된 지구종말의 시점과 현재와의 시간 간격은 요원하지만, 두 영화 모두 과학적 논거가 분명하니 미래가 어둡다.
 
 
미래 인류의 운명을 결정할 과학적 이슈는 몇가지 손꼽을 수 있다. 로보트에게 인간의 지능을 부여하려는 위험성이 그렇고, 블랙홀을 인공적으로 만들려는 과학적 실험에도 이견이 있다. 외계의 지적 생명체에게 전파를 보내는 우주통신 프로젝트도 만약 그들이 온다면 어떤 일을 벌일 지 모를 일이다. 잘하는 일인지, 잘 못하는 일인지 지금으로는 판단할 수가 없다.

2015 Feb 전문가의 저주

 

 

작년에 비키(Viki) 창업자인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벤처정신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강연 말미에 그가 던진 한마디, “내가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혁신은 멀어집니다.” 촌철살인의 한 문장이 가슴에 꽂혔다. 전문가 되기를 바라지 말라는 뜻이 아닐 것이다. 전문가들이 빠지기 쉬운 경직성에 관한 경고의 말로 이해했다. 

 

전문가(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여러번 말해 왔다. “한국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프로는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실수하지 않는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이고 실수를 많이 해 보는 과정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다. '말콤 그래드웰'은 일만시간의 단련을 통해 학습하고, 도전하는 사람은 언제가 전문가의 반열에 오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기 힘든 전문가로 인정받는 순간 혁신이 멀어진다고 하니 무슨 얼토당토아니한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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